곧 다가올 추석에 가족은 물론 감사함을 표현해야 하는 분들께 어떤 추석 선물을 해야 하나 벌써부터 고민이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저도 너무 고민 중이라 이것저것 인터넷 쇼핑몰을 둘러보다 문득 옛날에는 추석에 어떤 선물을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과거에 인기 만점이었던 추석 선물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추석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추석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 추석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얼마 전, 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시작된다는 뜻의 절기인 '처서(處暑)' 지났습니다. 요즘 말로 '처서 매직'이라고 하나요? 처서가 지난 후로 지난여름의 더위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날이 선선해졌습니다. 역시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움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처서가 지났다는 것은 곧 추석이 다가온 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예전부터 추석 때쯤이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사람이 살기 좋은 쾌적한 날이 이어졌습니다. 거기다 봄부터 여름까지 땀 흘려 가꿔온 곡식들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을 때지요. 그래서 둥근 보름달 아래 모여 다 같이 풍년을 빌었다고 합니다. 그럼 이런 추석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 추석의 의미
추석은 음력으로 8월 15일 일 년 중 가장 큰 보름달이 뜨는 날입니다. '추석(秋夕)'이라는 글자를 그대로 생각해보면 가을 추(秋)에 저녁 석(夕), 가을 저녁이라는 뜻입니다. 한국 민속 대백과사전 속 한국의 세시풍속 사전에서는 추석의 한자어에 담긴 뜻으로부터 추석은 '가을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으로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명절 이름이 너무 낭만적이지 않습니까?
▶ 추석의 유래
추석은 다른 말로는 한가위, 가윗날이라고 합니다. 추석의 우래는 <삼국사기>에 나오는 '가배'라는 행사로부터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가배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볼까요? 신라시대 유리왕 시절에 두 공주가 있었습니다. 두 공주는 나라 안의 여자들을 두 무리로 나누어 칠월 보름부터 한 달 동안 길쌈 내기를 했다고 합니다. 내기를 통해 승부를 낸 후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술과 음식을 풍족하게 대접하고 춤과 노래를 부르며 함께 즐겼는데 이 행사를 '가배'라고 불렀답니다. 음력으로 8월 15일이 추석이라는 큰 명절이 된 것이 이때부터라고 합니다. 한가위라는 말도 이 가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가배가 '가위'가 되었고 여기에 크다는 의미인 '한'이 붙어서 '한가위'가 되었다고 합니다.
▶ 추석 최고 인기 선물은?
어린 시절에는 추석 연휴에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부모님께서 새 옷도 사주시고, 친척 어르신들께 용돈도 많이 받고 너무 기쁜 날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자식들도 챙겨야 하고 부모님도 챙겨야 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명절이 마냥 즐겁지많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하나 너무 고민이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인기 있었던 추석선물이 무엇인지 살펴보면서 한 번 참고해볼까요?
① 1950년대
1950년대는 아무래도 6·25 전쟁 이후 아직 회복을 하지 못한 시기였기 때문에 선물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물론 선물을 주고받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일부의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는 것조차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선물을 주고받는다면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식료품이 인기품목이었다고 합니다.
신세계 상업사 박물관의 자료에 따르면 달걀 한 꾸러미, 찐 고구마 한 바구니, 밀가루 한 포대, 참기름 한 병 등 직접 만들어서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들을 이웃과 나눴다고 합니다. 어려운 시기임에도 이웃과 나누려는 우리 조상들의 정이 느껴지는 선물 품목들이네요.
② 1960년대
1960년대에는 전쟁 후의 상황이 어느 정도 복구가 된 시기입니다. 아직 산업화가 이루어진 시기는 아니라서 공산품이 대중화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1950년대에 이어 여전히 먹을 것이 부족한 시기였지만 설탕, 비누, 조미료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이 선물로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1위는 '설탕'이었다고 하네요.
설탕을 포함한 생필품을 제외하고 다음으로 인기가 많았던 것은 의외로 의류제품이라고 합니다. 아동복이나 내의 등 직물류가 인기 선물이었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이때 처음으로 백화점이 등장하여 추석 선물용 카탈로그를 발행하거나 신문광고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③ 1970년대
1970년대는 기적이라 불릴 만큼 경제적으로 고도성장을 한 시기입니다. 경제적 성장과 맞물려 국민의 생활도 풍요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적 성장은 당연히 국민의 생활에 영향을 미쳤고 추석 선물의 풍토와 종류도 비약적으로 늘어난 시기입니다.
특히 50~60년대에는 볼 수 없었던 공산품이 생산되면서 생필품 위주였던 선물 풍토가 기호품 위주로 바뀌게 됩니다. 이 당시 가장 인기 있었던 선물은 식용유 세트, 치약 세트, 가죽 제품, 주류 등이라고 합니다. 식용유 세트와 치약 세트는 2022년인 지금도 추석 선물 단골 메뉴인데 이때부터 시작되었나 봅니다.
또 하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이 '커피세트'와 '종합 선물세트'라고 합니다. 종합 선물세트 기억하시나요? 다양한 과자들이 알록달록한 패키지의 박스 안에 들어있던 아이들의 최고 인기 선물이었습니다. 80년대 생인 저도 종합과자 선물세트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③ 1980년대
1970년 대의 인기 선물 품목이었던 '커피', '과자세트' 등을 보면서 50~60년대와 비교하면 정말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는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또 다른 형태로 진화합니다.
백화점의 카탈로그나 상점의 패키지로 판매했던 획일적인 제품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알맞은 선물을 하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게 됩니다. 1980년대가 되면서 중산층의 비율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경제성장과 함께 선물도 고급화, 다양화한 결과로 보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인기품목인 넥타이, 스카프, 지갑, 벨트 등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이러 첨 1980년대는 현재의 선물 문화가 본격적으로 정착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화점에서 자체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배달을 시작하기 시작한 것도 1980년대라고 합니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의 의미와 유래 그리고 과거 인기 있었던 선물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선물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서 우리나라의 발전과정도 함께 느껴지네요. 경제적 성장 과정에 따라 달라지는 선물의 품목과 종료, 문화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지금도 추석 선물로 인기가 있는 품목들은 대부분 1980년대에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의 자료조사들에 따르면 받는 사람이 좋아하는 명절 선물 부동의 1위는 '현금'이라던데요. 선물로 '현금'을 주고받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 일까요? 나중에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어떤 선물을 사야 할까 고민을 한다는 것은 사실, 선물을 할 여유와 대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마음을 나누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게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갑자기 내일은 근처 재래시장도 한 번 둘러보고 싶어 지네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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