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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2학년 도서 추천> 앙겔라 좀머의 꼬마흡혈귀

by 윈터곰 2022.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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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린이날 선물로 휴대폰을 사준 후 후회가 큽니다. 많은 부모님들의 고민처럼 아이가 휴대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서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찰나, 도서관 사서 선생님의 추천으로 '꼬마 흡혈귀'를 빌려왔는데 아이의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계속 다음 권을 찾아서 도서관에 예약까지 했답니다. 혹시나 초등학교 저학년 용으로 책 읽기에 흥미를 가질만한 도서를 찾고 계신다면 앙겔라 좀머의 '꼬마 흡혈귀'를 추천합니다.

¶ 앙겔라 좀머의 꼬마 흡혈귀

사실, 어린 시절 책 좀 읽었다 하시는 분이라면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80년대에 태어난 저는 기억하고 있거든요. 어린 시절 저도 정말 좋아했던 책으로 그 시절 저는 꼬마 흡혈귀 '루디거'의 친구가 되고 싶었습니다. 흡혈귀가 되고 싶어서 반나절 토마토 주스만 먹었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포기한 부끄러운 기억도 있습니다.

제목만 들으면 아이들용 호러소설인가 싶기도 하고, 혹시 아이가 무서워하지는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꼬마 흡혈귀가 초면이신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 꼬마 흡혈귀의 작가 '앙겔라 좀머 보덴부르크'

앙겔라 좀머 보덴부르크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하고 꼬마흡혈귀 책을 들고 있다.

꼬마 흡혈귀의 작가인 '앙겔라 좀머 보덴부르크(Angela Sommer-Bodenburg)'는 독일 태생의 여성 작가입니다. 저는 아이들 책 고를 때 저만의 징크스가 있습니다. 바로 작가가 '선생님'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선생님'인 책을 고르면 성공한다는 징크스입니다.

꼬마 흡혈귀의 작가인 앙겔라 좀머가 바로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독일의 함부르크 대학에서 교육은 물론 철학과 사회학을 공부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 후 1972년부터 1984년까지 무려 12년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해 고민하다 집필을 시작한 것이 바로 '꼬마 흡혈귀'입니다.

꼬마 흡혈귀가 30여 개국 이상에 출판이 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녀의 대표작인 꼬마 흡혈귀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독일에서 꼬마 흡혈귀 시리즈는 거의 국민소설이라고 합니다. 어른과 아이들을 위한 40여 편 이상의 작품들을 출간하며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 꼬마 흡혈귀의 변천사

꼬마 흡혈귀는 앙겔라 좀머가 1979년에 지은 소설입니다. 국내에는 1989년에 출판되어 앞에서 살짝 언급드렸던 것처럼 90년대에 국내에서도 이미 꽤 인기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엄마와 딸이 세대를 넘어 같이 좋아하는 책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90년대에 출판이 되었던 만큼 여러 차례 개정되어 재출판되기도 했습니다. 그럼 꼬마 흡혈귀의 변천사를 간략하게 살펴볼까요?

① 해적판 꼬마 흡혈귀

90년대에 꼬마 흡혈귀를 읽으신 독자분이라면 은광사에서 발간된 꼬마 흡혈귀 시리즈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해외 소설들이 그러하듯 당시에는 정식 수입보다 일본 번역본을 불법으로 출간하는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소위 '해적판'이라고 불렸습니다.

꼬마 흡혈귀 시리즈 역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일본의 삽화를 베이스로 은광사와 지경사에서 출간을 하였습니다. 지경사 버전이 정식 계약이고 은광사 버전이 일본의 삽화를 그대로 쓴 해적판이었습니다. 비슷한 듯 다른 삽화로 수집가들에게 지금도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② 비룡소의 꼬마 뱀파이어

2003년 꼬마 뱀파이어라는 제목으로 비룡소에서 개정되어 출판되었습니다. 비룡소만의 특징을 만들고 싶었는지 과거의 귀여운 삽화가 아닌 독일 원판의 일러스트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이것이 유럽과의 문화 차이일까요?

귀여웠던 흡혈귀 친구들이 너무 무서워져 버렸습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기에는 삽화가 너무 괴기스러웠고 꼬마 흡혈귀의 추억을 가지고 있던 어른들에게도 '추억 파괴, 동심 파괴'가 되어버려서인지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결국 4권까지만 발매하고 절판되었다고 하네요.

아이들 책에서 삽화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고려하지 못했던 걸까요?

③ 거북이북스의 꼬마 흡혈귀

지금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꼬마 흡혈귀를 찾으신다면 만나실 수 있는 개정판이 바로 거북이북스의 꼬마 흡혈귀입니다. 오리지널 삽화를 제작하여 2017년 어린이 도서 전문 출판사인 거북이북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저는 과거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마음에 드는 삽화는 아니었습니다만 아이는 좋아했습니다. 2022년 8월 31일을 기준으로 14권까지 출간되었습니다.

▶ 추천 이유

꼬마 흡혈귀를 추천드리는 이유는 가장 먼저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려면 먼저 아이가 스스로 책 읽기가 재미있다는 느낌을 가져야 합니다.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말이 쉽지 사실상 그게 쉽지 않습니다. 학교나 도서관에서 추천하는 '초등학생 필독도서 시리즈', '교과서 추천도서 100선', '해외 수상작 모음 50선' 뭐 이런 추천 목록에 있는 책들 아무리 가져다줘도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타이틀이 꼬마 흡혈귀이지만 우리가 아는 고전적인 느낌의 흡혈귀는 아닙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고뭉치라서 주인공 안톤을 참 곤란하게 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점이 아이들은 내가 마치 안톤이 된 듯 두근두근하며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게 되는 요소가 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작가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오랜 시간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주인공인 흡혈귀 뤼디거와 안톤 못지않게 주변 등장인물인 아이들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설득력 있습니다. 아이들이 사건을 대하는 방식과 거기서 느끼는 감정들이 무척 세밀하게 묘사가 되어있습니다. 아동 소설이 그렇듯 후반에 갈등을 극복하며 주인공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에서 아이들도 느끼는 점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으니 이제 슬슬 글밥이 좀 있는 책들을 읽었으면 해서 고른 책이었는데 성공입니다. 항상 그림만 있는 짧은 동화책이나 와이 시리즈 같은 만화책만 읽던 아이였는데 꼬마 흡혈귀 덕분에 30분은 엉덩이 붙이고 책 읽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이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면 꼬마 흡혈귀를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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